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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비전공자, 국비교육, 데이터분석가?

현재의 나

2021년 01월 20일

심란한 마음을 정리해보고자 이 일기를 쓴다.

 

나는 인문계열 대졸자로 현재 백수다.

작년 12월까지 IT솔루션영업직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했다.

내년이면 29살이라는 나이를 바라봤던 만큼, 퇴직서를 내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지금은 퇴사하고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아직 그 무엇도 결정된 것이 없지만, 그 결정에 대해 후회는 없다. 

퇴사 후 한달 정도의 시간을 돌이켜 보니, 막상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방황했던 1~2주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꾸준하게 공부로 시간을 늘리고 있다.

 

이렇게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이유는 대학교 졸업시즌 때 우연한 기회로 접한 빅데이터 국비교육과정

 덕분이다. 국비교육과정에 대해 말을 해볼까 한다.


빅데이터 국비교육 1차

교육은 학기 방학 중, 재학중인 학교 안에서 진행되었다. 

당시 대기업 영업직에 지원하려면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된 스펙을 갖추어야 했기 때문에 해당 교육에 참가했다.

 

커리큘럼에는 R, Python, SQL 이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80%정도가 교육을 따라가지 못했다. 

 

대부분 비전공자들이고 모두 이때 코딩을 처음해보는건데 2달이 좀 안되는 시간 안에서

그 내용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이다. (내가 똑똑하지 못해서 그런줄..)

쏟아져 나오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되었고

배운 내용을 제대로 몸에 익힌다거나, 응용해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노베이스-기초 를 전제로 교육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프로그램 언어의 기초적인 내용은 학습할 수 있었으나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어떤 원리나 매커니즘에 대해서는 학습할 수 없었다.

물론, 그 짧은 시간동안 압축해서 가르쳐줬다고 하면 머리가 터졌을 것이다.

코딩이 손에 익숙해지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빡빡한 일정이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교육이 끝나니 졸업을 하고, 취업시장이 열렸다. 

대기업 8군데 정도 지원했는데 모두 서류에서 탈락했다.

당연한 결과다.

당연하게도 현직에서 영업이 이런 데이터분석을 쓸일이 없다. 특히나 그것이 영업이라면...

(정말 나중에 취준할 때 현대백화점 영업실무자를 만나서 '내가 이런 빅데이터 교육을 받았고 이걸 스펙으로 지원해볼 예정이다' 라고 말하니, 눈에 물음표가 찍히던 표정이 아직도 선하다ㅋㅋ.) 

그것도 모르고 나름 교육에서 뭘 얻어보겠다고 정말 열심히 했었지만, 졸업시즌 그 중요한 시간에

정작 중요한 다른 걸 냅두고, 이상한 스펙을 쌓고 있었던 것이다. 


빅데이터 국비교육 2차

대기업 서류를 작성할 때는 자소설닷컴을 많이 이용했는데,

당시 홈페이지 배너에서 멀티캠퍼스에서 주관하는 빅데이터 분석 국비교육과정이 크게 홍보되고 있었다.

 

믿져야 본전

뭔가 너무 겉핥은 것 같아서 한번만 더 하면 될것 같은 심정

취업 실패시 피난처 등

 

여러가지 이유로 겸사 겸사 지원을 했는데, 접수인원 안에 선발되어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를 보고 합격했다.

(면접 때도 영업사원을 꿈꾸는데 차별화된 스킬을 갖고 싶어서 지원했다라고 말한게 참,, 어리석다 ㅋㅋㅋ)

 

주관기관 쪽이 삼성이라 그런지 강사진도 좋았다.

또 입교해서 시작된 프로그래밍 언어 기초과정을 들으면서도 정말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겉핥기라고 생각했던 지식이 한데 모아지고, 

수업을 허덕이며 따라기보다는 스스로 생각도 해보고,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또, 기초과정 이후에는 '통계'에 대한 진도가 나갔다.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을 다루는 것 자체가 너무 흥미로웠다. 수업이 천천히 나갔지만 통계를 처음 접하는 나에게는 매우 빠른 스피드였고, 부족한 내용을 학습하기 위해 교육이 끝난 6시 이후는 매일 10시까지 남아 학습했다.

 

돌이켜봐도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다.

옆에 너무나도 좋은 동료가 있었고, 그 친구와 함께 공부하면서 머리 속을 채워나갔다.


퇴소?

그렇게 통계과정이 끝나고, 진도가 머신러닝과 딥러닝 커리큘럼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정말 친하고 의지를 많이 했던 동료가 취직이 되어 퇴소했다.

 

통계 공부를 하면서 머리를 정말 많이 굴렸다 보니

머신러닝을 좀더 심화적인 사고로 바라볼 수 있어서, '아 내가 괜한데 시간을 투자한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계속 알고리즘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매일 남아 공부를 계속해야만 했다.

 

그렇게 수업을 듣는데, 점점 수업의 방향이 이상해지고 있었다.

커리큘럼상 남은 진도에 시간적 압박이 있는 것인지

진도 나가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알고리즘의 원리에 대해서 하나씩 이해를 해야 직성이 풀렸기 때문에

매일 하루하루 배운 내용을 소화하기 위해 매일 저녁에 더 열심히 공부해야 했었다.

정말 열심히 했다. 후회가 없다.

 

그럼에도 머신러닝 과정이 끝나고 딥러닝 진도가 시작되자, 내 머리속에 처음 '퇴소'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머신러닝까지는 그래도 내가 원리를 알면서 학습한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어느 순간 대학교때 들었던 교육처럼, 어떤 원리보다는 코드를 따라 치는 것에 급급해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강사 또한 원리를 설명하기 보다는 진도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다.

 

매일 보충해야할 개념들은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하고

해야할 것이 넘쳐나니, 머리에도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이전에 쏟아졌던 내용을 소화하기 위한 시간도 필요했지만,

당장 중요한 내가 치고 있는 코드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

그런데 이 내용을 다 소화하기에는 진도가 너무 빠르게 나갔고

수업을 들으면서도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했다.

주변에 물어보니 이 이상은 나 뿐만 느낀 것이 아니었다. 


 

퇴소, 그리고 IT솔루션 영업

이 때즘 코로나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해졌다.

(당시 느끼기엔, 열의가 식은 교육장에 들어서면 내가 무슨 패배자가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나 또한 퇴소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막상 '퇴소'하겠다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끄내지 못하고

4일 연속 아무 말 없이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난 퇴소조치 됐다는 문자를 따로 받을 수 있었다.

얼마 남겨두지 않았는데 도망치듯 퇴소하는 내 자신이 정말 싫었다. 

 

그렇게 쓰라린 마음을 진정시키니

내가 할 수 있는 남은 건 이제 취업 원서를 쓰는 것 뿐 이었다. 

또 영업 쪽으로 서류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데이터분석 쪽은 주로 석사 우대이었고 생각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킬셋 눈 높이가 높았다.

내가 가진 역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또 영업 말고는 답이 없었다. 

이에 마찬가지로, 일반 영업쪽으로는 쓸데없는 스펙 하나만 더 늘어난 나의 문자함엔

당연하다는 듯 안타까운 '불합격' 메세지만 늘어갔다.

 

그러던 중 주류영업과 IT영업직에서는 서류합격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 코로나로 인해 아르바이트도 하지 못한 상태라 금전적으로 매우 위급한 상태였는데 매우 감사하다.

주류 영업은 사실 가고 싶지가 않아서 최종면접 때는 준비도 하지 않았고

IT영업은 붙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취준했다.

 

IT영업은 2군데 합격했는데 판교에 있는 회사로 입사하기로 했다.


영업엔 포트폴리오가 없다. 인맥과 경험 뿐

IT영업에서는 커리어를 쌓는 다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어 보였다. 

개발이나 기획은 프로젝트 단위로 실력이 늘고, 경험적으로 증명할 커리어를 쌓는 반면

영업은 그런 것이 뭔가 없었다.

 

그리고 전문직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기술에 대한 지식보다는 얕은 지식을 부풀려 현혹시킨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영업사원에 대한 그 어떠한 투자나 교육이 없었다.

단순하게 계약을 체결하냐 못하냐에 관심이 집중됬다. 

 

열심히 안한 것은 아니다. 

반년 정도 기간 동안 4개 계약을 주도했으니, 신입으로서 많은 권한을 받았지만서도 

이에 대해 결과 또한 크게 실망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 개발자들을 보면서 나도 국비교육 과정에서 들었던 데이터 분석 스킬로

나만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전문가가 되겠다라는 꿈만 점점 커졌다.

계량적인 커리어와 전문지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아웃풋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이 겹치고 겹쳐 '데이터분석가'라는 진로로 바꾸기로 결심했고  

이때 직속선배와 관계가 더욱 악화되면서 퇴사를 좀 더 이른 시기에 결정하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 

퇴사 전 복지카드로 이런 저런 책을 정말 많이 샀다.

그 중 다 읽은 책은 단 한권 뿐이 없다ㅋㅋ

 

그리고 2주 동아 열심히 했던.. '파이썬 증권 데이터 분석 -한빛미디어

: DB-API까지 구축했으나 그 이후 매매 알고리즘에이 실효성이 없어 매우 좌절했었는데. 

 

때 마침 실무자 얘기를 통해 이런 주식프로그래밍 이런게 아니라

데이터 분석에 대한 스킬을 늘리라는 조언을 받았다.  

 

이때 부터 나의 '케글' 스토리가 시작된다. 

책을 붙잡고 진도를 나가는 것 보다 학습내용이 훨씬 와닿고

실무스킬을 느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학습 채널인 것 같다. 

 

케글 입문한지 얼마 안됐긴 하지만, 혹여나 나처럼

빽빽한 글씨로 가득한 이론서를 두고

왜 진도를 빨리 나가지 못하니 스스로 자책하거나

집중이 안되는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다면

케글을 우선순위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올해 상반기 까지는 

남은 시간 마저 열심히 공부하고 '데이터분석'포지션으로 취업시장에 다시 뛰어들 예정이다. 

 

 

 

2021.01.20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배윤성이 배윤성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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